청송해뜨는농장은 청송에서 사과 농사를 지으며 농업 기반이 없는 청년들을 위한 농업기술교육과 농촌융·복합산업 분야 전문성 함양, 농촌생활 적응과 정착을 위한 현장형 교육으로 자립 기반 마련을 돕는 사회적 농장입니다. 아동·청소년, 여성농업인, 마을 어르신 등 농촌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회적 농업 활동으로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고 공동체 활성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청년을 위한 농산업 분야 창직·창농 활동에 대한 인식 제고와 영남·제주권 거점 농장으로 한국형 사회적 농업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농장명 : 청송해뜨는농장 농업회사법인(주)
- 대표자 : 조옥래, 윤수경
- 소재지 : 경북 청송군 현동면 안현로 1011
- 선정년도 : 2018년
- 사업유형 : 교육 / 고용
- 활동참여자 : 농업기반없는 청년, 지역 아동 및 중년여성 농업인
청송해뜨는농장은 청송에서 사과 농사를 지으며 농업 기반이 없는 청년들이 농촌에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자립 기반 마련을 돕는 사회적 농장입니다. 청년들의 농촌정착 뿐 아니라 아동·청소년, 여성농업인, 마을 어르신 등 농촌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회적 농업 활동으로 공동체 활성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현재 영남·제주권 거점 농장으로 한국형 사회적 농업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과농장에 왔으니 농사만 지으라고 강요하지 않아요. 뭐라도 해 보라고 오히려 부추긴답니다. 이제는 청년들에게 청송에 꼭 정착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어요. 대신 농촌과 농업인을 존중하는 태도로 진정성을 가지고 농사를 배우라고 말합니다. 성공적인 실패사례가 되어도 좋다고 생각해요” _ 해뜨는농장 윤수경· 조옥래 대표 인터뷰 중에서
프로그램
| 내용
| 참여자
| 참여기관
| 운영횟수
|
슬기로운 농장생활
| 사과 농사 실습, 치유정원 조성
| 청년
| 경북대학교 영농창업특성화사업단
| 년중
|
지역 공동체 활성화
| 청년과 함께 지역 돌봄 및 코로나 블루 극복 활동
| 지역아동, 여성농업인 등
| 현동면여성농업인회 / 청송군립농촌보육정보센터
| 년중 수시
|
2021년은 청송해뜨농장이 사회적 농업 시즌2를 시작한 의미있는 해입니다. 청송해뜨는농장과의 인연도 벌써 5년, 응원과 지지의 마음으로 함께 했고 때로는 서로에게 당근과 채찍을 주고 받았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사회적 농장으로 4년, 영남·제주권 거점농장으로 2년은 참 길고도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성장했을까요?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2018년 사회적 농업 시범농장에 선정되어 벌써 4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윤수경 정말 열심히 바쁘게 4년을 보냈어요. 청년들과 사과농사 지으면서 지낸 건 변함이 없는데 2018년 시범사업 선정되고, 2020년에는 거점농장 활동도 하면서 너무 잘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누가 강요하지도 않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큰 지원을 받는 것도 처음이었고, 잘 하는 사회적 농장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꽉 차 있었어요. 그래서 정작 우리를 좀 돌보는 시간은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쳐서 작년, 올해 초까지는 좀 지치기도 했어요.
조옥래 청년들과 농사짓는 건 사회적 농장이 되기 전부터 하던 건데 ‘사과를 키우고 청년을 키우고 지역을 키운다’는 사회적 농업의 미션으로 ‘사과상자’라는 사과-청년-지역을 연결하는 플랫폼까지 만들면서 일이 커져버린 거죠. 우리가 일을 만든 거죠(웃음).
플랫폼으로서 ‘사과상자’, 환대의 공간으로 ‘매일사과해’ 포토존이 해뜨는농장의 상징이었죠. 사회적 농장으로 대표 프로그램 ‘슬기로운 농장생활’이 있고요.
조옥래 슬기로운 농장생활은 청년들이 농촌에서 농업인으로 정착하는 데 필요한 농업실습과 주민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마을생활을 함께 교육하는 생존형 프로그램입니다.
농업실습은 해뜨는농장 1년 농사 뿐 아니라 사과농사 전체 과정을 배우는 겁니다. 농사는 사람이 정한 시간대로 하는 게 아니라 자연에 맞춰야 하니까 처음 농사를 접하는 청년들에겐 엄청 힘든 노동일수도 있어요. 우리는 20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여기까지 왔지만 청년들은 우리보다는 좀 편하게 농사지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노하우를 대방출합니다. 세대도 다르고 저도 사람이니까 가끔 서운한 감정이 생기기도 하지만 우리 마음이 잘 전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2021년 해뜨는농장의 사회적 농업 활동에 변화가 있었나요?
윤수경 해뜨는농장의 시즌2는 청년과 함께,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사회적 농장이 되자로 방향을 정했어요. 여전히 코로나19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청년들과 함께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중년여성농부들을 위한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슬기로운 농장생활을 기획하고 운영했어요. 우리 농장에서는 농사만 잘 배운다고 칭찬받을 수 없어요. 마을에서 같이 살려면 마을사람들과 교류도 해야죠.
여성농업인들과는 어떤 활동을 했나요?
윤수경 중년여성농부들이 같이 모여서 가드닝도 배우고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서로 힘을 얻지요. 지역 농부들이 힘이 있어야 우리 마을에 오는 청년들도 살피고 보듬어 줄 수 있어요. 충남 논산의 방초오름 김한별 대표 도움으로 식물식재와 정원 조성까지 배우는 #사람꽃정원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대전 공동부엌더테이블과 사과를 이용한 다양한 디저트와 브런치 메뉴들을 개발했어요. 전문가 레시피로 만든 사과피자와 디저트 메뉴들은 해뜨는농장 체험프로그램에도 활용해보려고 합니다.
조옥래 대표님은 올해 어떤 활동이 기억에 남는지요.
조옥래 11월에 현동면 보육정보센터와 사회적농업 업무협약을 맺게 된 게 기억에 남습니다. 그동안 생각은 있었지만 지역 아이들을 위한 활동을 많이 못했는데 든든한 파트너가 생겼지요.
우리 농장에서 사회적 농업 코디네이터로 활동하는 정효진 청년예술가 덕분에 해뜨는농장에서 아이들과 그림도 그리고 피자도 만들고 도평, 안덕 화목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친구들과 사과빼빼로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할 수 있게 되었어요.
내년에는 농장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더 많아질 겁니다.
지역 안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의미 있는 활동을 했어요.
윤수경 2020년에 많이 힘들었어요. 그런데 우리보다 더 힘든 분들이 가까운 곳이 있잖아요. 해뜨는농장이 청송군 유일한 사회적 농장인데 뭔가 할 게 없을까 생각하다 보건의료원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힘을 주는 일을 해보자 생각했어요. 만나서 맛있는 밥을 대접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잖아요. 그때 마음을 치유하는 반려식물이 떠 올랐어요. 감사하게도 윤경희 청송군수님, 청송군 의회 의원님들 오셔서 의료진들과 종사자들 격려도 해주셔서 뜻깊은 시간이 되었어요.
올해는 상황이 나아져서 안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돌보자는 의미로 청송군보건의료원 예방접종센터에서 청송군민 대상으로 10월과 11월에 마음백신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가을이니까 국화꽃이 좋잖아요. 코로나 백신, 독감백신 접종하고 돌아가는 길에 꽃을 받으니까 다들 얼굴이 환해지시고 ‘고맙다’는 말까지 해주시니 저희도 뿌듯했어요. 올해도 윤경희 청송군수님 함께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안동MBC 뉴스에 보도되고 지역 언론에서도 저희 활동이 소개되기도 했어요.
지난 4년 동안 사회적 농업을 그만 두고 싶은 순간 없었나요?
조옥래 사과농사도 어렵지만 사람을 키우는 일은 쉽지 않잖아요. 최근 2년 동안은 코로나도 우리를 힘들게 했지만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았던 시간이었습니다.
해뜨는농장은 청송에 온 연고도 없고 농사지을 땅도, 경제적 여유도 없는 청년들의 비빌 언덕이 되어주는 거였는데 어느 순간 우리가 청년들의 농촌 이주와 정착에 너무 집착했던 것 같기도 해요. 청년들에게는 사과농사로 빨리 성공하겠다고 무리해서 땅 사고 집 사는 거 하지 말라고 해 놓고는 우리 마음에는 이 청년들이 농촌에서 빨리 자리 잡기를 바람이 있었나 봐요. 중간에 힘들어서 그만두는 청년들도 있었고, 올해는 마음은 아팠지만 어쩔 수 없이 돌려보낸 청년도 있었어요. 그럴 땐 정말 여러 가지 생각이 들죠. ‘우리가 잘 하고 있는 건가, 뭘 잘못했을까,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머릿속이 엄청 복잡해져요.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주위에 도와주고 응원해 주는 분들이 있으니 마음을 다 잡죠.
윤수경 우리에게도 비빌 언덕이 있었던 거예요. 올해 초 컨설팅을 받으면서 3년을 돌아보게 되고 우리가 했던 고민들이 조금은 해소되었어요. ‘해뜨는농장이 실패 사례가 되어도 괜찮다’는 게 크게 와 닿았어요. 처음엔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실패해도 괜찮다니... 너무 쉽게 얘기하는 것 같아 좀 서운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말이 오히려 힘이 되었어요.
그러면서 ‘관계인구’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해뜨는 농장이 지금까지 왔던 길을 돌아보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청송에 작은 사과농장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전국에서 우리 농장을 찾아준 ‘관계인구’들 덕분이었어요.
해뜨는농장 뒤에는 청년들과 함께 하는 우리 활동을 응원하면서 청송이란 지역에 관심을 갖고 자신들의 재능을 아낌없이 나눠준 든든한 전문가들이 있었어요. 덕분에 조금씩 힘을 내서 새로운 일들을 벌일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청년들에게 청송에 꼭 정착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어요. 대신 우리 농장에 있을 때는 농촌과 농업인을 존중하는 태도로 진정성을 가지고 농사를 배우라고 해요. 정말 이제는 우리가 성공적인 실패사례가 되어도 좋다고 생각해요(웃음).
해뜨는농장에 오면 항상 예술가가 농사를 배우고 있다는 게 참신했어요.
윤수경 저희 농장은 예술가들의 아지트예요. 농촌에 왔으니, 사과농장에 왔으니 농사만 지으라고 강요하지 않아요. 뭐라도 해 보라고 오히려 부추긴답니다(웃음). 올해는 사과를 테마로 텍스타일 개발과 상품 디자인을 해보고 있어요.
농사짓는 청년 예술가, 디자인 상품을 만드는 사과 농부, 생각만 해도 재밌잖아요. 이걸로 창업이 가능할지, 우리가 어떤 지원을 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윤수경 대표는 사회적 농업 민간전문가로 활약(?)하고 있고, 다른 대외활동이 많아졌어요. 농업 정책과 다양한 분야에서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 반갑기도 하지만 해뜨는농장이나 조옥래 대표 입장에서 아주 반갑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조옥래 해뜨는농장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내가 더 챙기기로 마음먹은 지 오래되었습니다(웃음). 저는 사과가 좋고 흙이 좋고 농사가 좋은 사람이니까 괜찮습니다.
부부가 함께 하던 일을 혼자 하려니 힘든 건 사실입니다. 농장에서 같이 생활하는 청년들도 바쁜 철에 일손 도우러 오던 대학생들이 아니라 사과농사로 청송에 자리 잡고 싶겠다고 온 예비농부잖아요. 사람을 키우는 건 사과농사보다 더 어렵고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윤수경 대표가 대외 활동으로 해뜨는 농장의 사회적 농업 활동 뿐 아니라 사회적 농업을 확산하는 데 역할을 한다는 게 개인적으로 뿌듯하기도 합니다
윤수경 제가 대외 활동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당사자로서 농촌의 목소리, 농업인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한 거예요. 오랫동안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한국정보화농업인 경북연합회 회장 임기가 올해로 끝납니다. 2월에 사단법인 한국사회적농업협회가 설립되면서 대표를 맡겨 되었어요. 경상북도 정책자문위원회와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직속 농어촌 농어업특별위원회 여성정책특별위원회 위원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어요. 사회적 농업 뿐 아니라 여성 농업인으로 농촌과 농업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는 역할이 저에게 맡겨진 숙제이기도 해요.
해뜨는 농장은 사회적 농장이기도 하지만 사과농장입니다. 농사를 잘 지어서 잘 팔아야 해요. 사회적 농업한다고 우리 농사를 소홀히 하면 안 되는데 제가 외부 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 조옥래 대표가 고생을 많이 하죠. 미안하기도 하지만 이해해줘서 고마움이 더 큽니다.
해뜨는 농장은 사회적 농장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농업 영남·제주권 거점농장이기도 한데요, 2022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윤수경 농사에서 농업일지가 중요한 것처럼 사회적 농업도 기록이 중요해요.
2022년은 5년 동안의 사회적 농장으로서 그동안의 활동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해뜨는 농장의 사회적 농업 백서를 만들려고 해요. 우리가 해보려고 했던 한국형 사회적 농업 모델, 해뜨는 농장형 사회적 농업 모델을 알릴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이 작업을 해 놔야 이런 일을 하고 싶은 농장들이 더 많이 생길 거라 믿습니다. 힘들어서 시도조차 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웃음).
사회적 농장으로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길을 찾는 한해가 될 것 같고요, 상처주고 상처받고 청년들과 지지고 볶고 있겠죠.
조옥래 거점 농장으로 해야 할 일은 너무 많죠. 거점농장으로서 해뜨는농장 역량도 키워야 하고, 영남·제주권 사회적 농장 간의 연대, 권역별 거점농장간의 연대를 위한 활동 계속 해야죠.
사회적 농업 교육과 현장성 있는 가치 중심의 평가체계를 구축하는 일을 꼭 해보고 싶습니다. 올해 했던 사회적 농장 지원 활동도 계속 해야 하고 신규농장들을 환영해야 하는 것도 내년에 할 일이네요. 무엇보다 거점농장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행정에 전하고 사회적 농업의 가치를 알리는 일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할 일이 많네요. 하하하. 그런데 사과농부는 농사 잘 지어서 많이 팔 생각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청송해뜨는농장에는 내일도 건강한 해가 뜹니다.
2021 사회적 농업 활동백서는 영남·제주권 거점농장 청송해뜨는농장- 기초컨설팅을 진행한 땡큐베리팜 - 14개 영남·제주권사회적 농장이 함께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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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해뜨는농장은 청송에서 사과 농사를 지으며 농업 기반이 없는 청년들을 위한 농업기술교육과 농촌융·복합산업 분야 전문성 함양, 농촌생활 적응과 정착을 위한 현장형 교육으로 자립 기반 마련을 돕는 사회적 농장입니다. 아동·청소년, 여성농업인, 마을 어르신 등 농촌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회적 농업 활동으로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고 공동체 활성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청년을 위한 농산업 분야 창직·창농 활동에 대한 인식 제고와 영남·제주권 거점 농장으로 한국형 사회적 농업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청송해뜨는농장은 청송에서 사과 농사를 지으며 농업 기반이 없는 청년들이 농촌에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자립 기반 마련을 돕는 사회적 농장입니다. 청년들의 농촌정착 뿐 아니라 아동·청소년, 여성농업인, 마을 어르신 등 농촌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회적 농업 활동으로 공동체 활성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현재 영남·제주권 거점 농장으로 한국형 사회적 농업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역 공동체 활성화
청년과 함께 지역 돌봄 및 코로나 블루 극복 활동
지역아동, 여성농업인 등
현동면여성농업인회 / 청송군립농촌보육정보센터
2021년은 청송해뜨농장이 사회적 농업 시즌2를 시작한 의미있는 해입니다. 청송해뜨는농장과의 인연도 벌써 5년, 응원과 지지의 마음으로 함께 했고 때로는 서로에게 당근과 채찍을 주고 받았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사회적 농장으로 4년, 영남·제주권 거점농장으로 2년은 참 길고도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성장했을까요?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2018년 사회적 농업 시범농장에 선정되어 벌써 4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윤수경 정말 열심히 바쁘게 4년을 보냈어요. 청년들과 사과농사 지으면서 지낸 건 변함이 없는데 2018년 시범사업 선정되고, 2020년에는 거점농장 활동도 하면서 너무 잘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누가 강요하지도 않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큰 지원을 받는 것도 처음이었고, 잘 하는 사회적 농장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꽉 차 있었어요. 그래서 정작 우리를 좀 돌보는 시간은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쳐서 작년, 올해 초까지는 좀 지치기도 했어요.
조옥래 청년들과 농사짓는 건 사회적 농장이 되기 전부터 하던 건데 ‘사과를 키우고 청년을 키우고 지역을 키운다’는 사회적 농업의 미션으로 ‘사과상자’라는 사과-청년-지역을 연결하는 플랫폼까지 만들면서 일이 커져버린 거죠. 우리가 일을 만든 거죠(웃음).
플랫폼으로서 ‘사과상자’, 환대의 공간으로 ‘매일사과해’ 포토존이 해뜨는농장의 상징이었죠. 사회적 농장으로 대표 프로그램 ‘슬기로운 농장생활’이 있고요.
조옥래 슬기로운 농장생활은 청년들이 농촌에서 농업인으로 정착하는 데 필요한 농업실습과 주민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마을생활을 함께 교육하는 생존형 프로그램입니다.
농업실습은 해뜨는농장 1년 농사 뿐 아니라 사과농사 전체 과정을 배우는 겁니다. 농사는 사람이 정한 시간대로 하는 게 아니라 자연에 맞춰야 하니까 처음 농사를 접하는 청년들에겐 엄청 힘든 노동일수도 있어요. 우리는 20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여기까지 왔지만 청년들은 우리보다는 좀 편하게 농사지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노하우를 대방출합니다. 세대도 다르고 저도 사람이니까 가끔 서운한 감정이 생기기도 하지만 우리 마음이 잘 전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2021년 해뜨는농장의 사회적 농업 활동에 변화가 있었나요?
윤수경 해뜨는농장의 시즌2는 청년과 함께,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사회적 농장이 되자로 방향을 정했어요. 여전히 코로나19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청년들과 함께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중년여성농부들을 위한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슬기로운 농장생활을 기획하고 운영했어요. 우리 농장에서는 농사만 잘 배운다고 칭찬받을 수 없어요. 마을에서 같이 살려면 마을사람들과 교류도 해야죠.
여성농업인들과는 어떤 활동을 했나요?
윤수경 중년여성농부들이 같이 모여서 가드닝도 배우고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서로 힘을 얻지요. 지역 농부들이 힘이 있어야 우리 마을에 오는 청년들도 살피고 보듬어 줄 수 있어요. 충남 논산의 방초오름 김한별 대표 도움으로 식물식재와 정원 조성까지 배우는 #사람꽃정원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대전 공동부엌더테이블과 사과를 이용한 다양한 디저트와 브런치 메뉴들을 개발했어요. 전문가 레시피로 만든 사과피자와 디저트 메뉴들은 해뜨는농장 체험프로그램에도 활용해보려고 합니다.
조옥래 대표님은 올해 어떤 활동이 기억에 남는지요.
조옥래 11월에 현동면 보육정보센터와 사회적농업 업무협약을 맺게 된 게 기억에 남습니다. 그동안 생각은 있었지만 지역 아이들을 위한 활동을 많이 못했는데 든든한 파트너가 생겼지요.
우리 농장에서 사회적 농업 코디네이터로 활동하는 정효진 청년예술가 덕분에 해뜨는농장에서 아이들과 그림도 그리고 피자도 만들고 도평, 안덕 화목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친구들과 사과빼빼로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할 수 있게 되었어요.
내년에는 농장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더 많아질 겁니다.
지역 안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의미 있는 활동을 했어요.
윤수경 2020년에 많이 힘들었어요. 그런데 우리보다 더 힘든 분들이 가까운 곳이 있잖아요. 해뜨는농장이 청송군 유일한 사회적 농장인데 뭔가 할 게 없을까 생각하다 보건의료원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힘을 주는 일을 해보자 생각했어요. 만나서 맛있는 밥을 대접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잖아요. 그때 마음을 치유하는 반려식물이 떠 올랐어요. 감사하게도 윤경희 청송군수님, 청송군 의회 의원님들 오셔서 의료진들과 종사자들 격려도 해주셔서 뜻깊은 시간이 되었어요.
올해는 상황이 나아져서 안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돌보자는 의미로 청송군보건의료원 예방접종센터에서 청송군민 대상으로 10월과 11월에 마음백신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가을이니까 국화꽃이 좋잖아요. 코로나 백신, 독감백신 접종하고 돌아가는 길에 꽃을 받으니까 다들 얼굴이 환해지시고 ‘고맙다’는 말까지 해주시니 저희도 뿌듯했어요. 올해도 윤경희 청송군수님 함께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안동MBC 뉴스에 보도되고 지역 언론에서도 저희 활동이 소개되기도 했어요.
지난 4년 동안 사회적 농업을 그만 두고 싶은 순간 없었나요?
조옥래 사과농사도 어렵지만 사람을 키우는 일은 쉽지 않잖아요. 최근 2년 동안은 코로나도 우리를 힘들게 했지만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았던 시간이었습니다.
해뜨는농장은 청송에 온 연고도 없고 농사지을 땅도, 경제적 여유도 없는 청년들의 비빌 언덕이 되어주는 거였는데 어느 순간 우리가 청년들의 농촌 이주와 정착에 너무 집착했던 것 같기도 해요. 청년들에게는 사과농사로 빨리 성공하겠다고 무리해서 땅 사고 집 사는 거 하지 말라고 해 놓고는 우리 마음에는 이 청년들이 농촌에서 빨리 자리 잡기를 바람이 있었나 봐요. 중간에 힘들어서 그만두는 청년들도 있었고, 올해는 마음은 아팠지만 어쩔 수 없이 돌려보낸 청년도 있었어요. 그럴 땐 정말 여러 가지 생각이 들죠. ‘우리가 잘 하고 있는 건가, 뭘 잘못했을까,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머릿속이 엄청 복잡해져요.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주위에 도와주고 응원해 주는 분들이 있으니 마음을 다 잡죠.
윤수경 우리에게도 비빌 언덕이 있었던 거예요. 올해 초 컨설팅을 받으면서 3년을 돌아보게 되고 우리가 했던 고민들이 조금은 해소되었어요. ‘해뜨는농장이 실패 사례가 되어도 괜찮다’는 게 크게 와 닿았어요. 처음엔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실패해도 괜찮다니... 너무 쉽게 얘기하는 것 같아 좀 서운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말이 오히려 힘이 되었어요.
그러면서 ‘관계인구’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해뜨는 농장이 지금까지 왔던 길을 돌아보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청송에 작은 사과농장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전국에서 우리 농장을 찾아준 ‘관계인구’들 덕분이었어요.
해뜨는농장 뒤에는 청년들과 함께 하는 우리 활동을 응원하면서 청송이란 지역에 관심을 갖고 자신들의 재능을 아낌없이 나눠준 든든한 전문가들이 있었어요. 덕분에 조금씩 힘을 내서 새로운 일들을 벌일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청년들에게 청송에 꼭 정착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어요. 대신 우리 농장에 있을 때는 농촌과 농업인을 존중하는 태도로 진정성을 가지고 농사를 배우라고 해요. 정말 이제는 우리가 성공적인 실패사례가 되어도 좋다고 생각해요(웃음).
해뜨는농장에 오면 항상 예술가가 농사를 배우고 있다는 게 참신했어요.
윤수경 저희 농장은 예술가들의 아지트예요. 농촌에 왔으니, 사과농장에 왔으니 농사만 지으라고 강요하지 않아요. 뭐라도 해 보라고 오히려 부추긴답니다(웃음). 올해는 사과를 테마로 텍스타일 개발과 상품 디자인을 해보고 있어요.
농사짓는 청년 예술가, 디자인 상품을 만드는 사과 농부, 생각만 해도 재밌잖아요. 이걸로 창업이 가능할지, 우리가 어떤 지원을 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윤수경 대표는 사회적 농업 민간전문가로 활약(?)하고 있고, 다른 대외활동이 많아졌어요. 농업 정책과 다양한 분야에서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 반갑기도 하지만 해뜨는농장이나 조옥래 대표 입장에서 아주 반갑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조옥래 해뜨는농장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내가 더 챙기기로 마음먹은 지 오래되었습니다(웃음). 저는 사과가 좋고 흙이 좋고 농사가 좋은 사람이니까 괜찮습니다.
부부가 함께 하던 일을 혼자 하려니 힘든 건 사실입니다. 농장에서 같이 생활하는 청년들도 바쁜 철에 일손 도우러 오던 대학생들이 아니라 사과농사로 청송에 자리 잡고 싶겠다고 온 예비농부잖아요. 사람을 키우는 건 사과농사보다 더 어렵고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윤수경 대표가 대외 활동으로 해뜨는 농장의 사회적 농업 활동 뿐 아니라 사회적 농업을 확산하는 데 역할을 한다는 게 개인적으로 뿌듯하기도 합니다
윤수경 제가 대외 활동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당사자로서 농촌의 목소리, 농업인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한 거예요. 오랫동안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한국정보화농업인 경북연합회 회장 임기가 올해로 끝납니다. 2월에 사단법인 한국사회적농업협회가 설립되면서 대표를 맡겨 되었어요. 경상북도 정책자문위원회와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직속 농어촌 농어업특별위원회 여성정책특별위원회 위원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어요. 사회적 농업 뿐 아니라 여성 농업인으로 농촌과 농업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는 역할이 저에게 맡겨진 숙제이기도 해요.
해뜨는 농장은 사회적 농장이기도 하지만 사과농장입니다. 농사를 잘 지어서 잘 팔아야 해요. 사회적 농업한다고 우리 농사를 소홀히 하면 안 되는데 제가 외부 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 조옥래 대표가 고생을 많이 하죠. 미안하기도 하지만 이해해줘서 고마움이 더 큽니다.
해뜨는 농장은 사회적 농장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농업 영남·제주권 거점농장이기도 한데요, 2022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윤수경 농사에서 농업일지가 중요한 것처럼 사회적 농업도 기록이 중요해요.
2022년은 5년 동안의 사회적 농장으로서 그동안의 활동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해뜨는 농장의 사회적 농업 백서를 만들려고 해요. 우리가 해보려고 했던 한국형 사회적 농업 모델, 해뜨는 농장형 사회적 농업 모델을 알릴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이 작업을 해 놔야 이런 일을 하고 싶은 농장들이 더 많이 생길 거라 믿습니다. 힘들어서 시도조차 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웃음).
사회적 농장으로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길을 찾는 한해가 될 것 같고요, 상처주고 상처받고 청년들과 지지고 볶고 있겠죠.
조옥래 거점 농장으로 해야 할 일은 너무 많죠. 거점농장으로서 해뜨는농장 역량도 키워야 하고, 영남·제주권 사회적 농장 간의 연대, 권역별 거점농장간의 연대를 위한 활동 계속 해야죠.
사회적 농업 교육과 현장성 있는 가치 중심의 평가체계를 구축하는 일을 꼭 해보고 싶습니다. 올해 했던 사회적 농장 지원 활동도 계속 해야 하고 신규농장들을 환영해야 하는 것도 내년에 할 일이네요. 무엇보다 거점농장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행정에 전하고 사회적 농업의 가치를 알리는 일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할 일이 많네요. 하하하. 그런데 사과농부는 농사 잘 지어서 많이 팔 생각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청송해뜨는농장에는 내일도 건강한 해가 뜹니다.
2021 사회적 농업 활동백서는 영남·제주권 거점농장 청송해뜨는농장- 기초컨설팅을 진행한 땡큐베리팜 - 14개 영남·제주권사회적 농장이 함께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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