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돌보는 이웃, 함께 일하는 동료, 어울려 사는 마을을 생각하며 읽습니다.
현장의 실천가들과 함께 읽은 책, 소개 받아 읽은 책, 혼자 읽었지만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딸기밭에서 열세 달

12월 27일
딸기 포장을 하다 보면 밥 먹는 것도 종종 잊는다. 누가 하우스에 와도 제대로 인사조차 못할 때가 많다. 화장실 갈 때만 겨우 의자에서 일어나 움직이고 나머지 시간은 주구장창 작업에 매진해야 한다. 출하 시간이 점점 다가올수록 신경이 곤두서고 마음은 더 초조해진다. 그러니 아침에 딸기를 수확했을 때 수확량이 적으면 기분이 좋고 수확량이 많으면 기분이 가라앉는다. 이것이 딸기 농부가 겪는 아이러니다.
-2022년 11월-12월 중에서


딸기밭에서 열세 달
산청농민 이종혁의 한 해 농사일지

글쓴이 이종혁


#논밭생활백과

#아날로그하고클래식한농사일기

#딸기농사



이종혁은 그동안 내가 만나보지 못한, 요즘 흔하지 않은 젊은 농부였다.

알면 알수록 이상하고, 들으면 들을수록 알 수 없는 농업의 현실 못지않게 잠깐 잠깐 농부의 미래가 걱정되기도 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흐름을 타지 못하는 너무 전통적인 농부 같다고나 할까. 청년농부에게는 으레 거대한 서사가 붙기 마련이다. 은연중에 나도 진부한 서사와 청년의 패기 같은 걸 기대한지도 모르겠다. 이종혁 농부는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 서두르지 않고 부모님이 닦아놓은 길을 따라 자신의 길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 믿고 싶다. 소신을 가지고 나아가길 응원한다. -이종혁 농부 인터뷰 후기 중에서

손과 땅을 잇는 농부들의 이야기 : 잘 하고 싶고, 더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 산청군 신안면 이종혁